2023년 8월, 마크인포에 상표 등록을 신청했었어요. 급한 건 아니였기에, 그냥 언젠가를 위해 조심스레... 그래서 ’빠른 발급‘ 옵션을 선택하지 않았고, 그냥 여유롭게 기다려보자 했죠.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나,
2025년 4월, 드디어 ’글꽃누르미‘라는 이름이 정식으로 등록되었어요.
꼭 필요해서라기보다,
나만의 이야기를 지키고 싶었던 마음에 조용히 신청했던 거였는데 막상 등록증을 받아보니, 괜히 마음이 뭉글해지고 뿌듯해지더라고요. 어디 한 켠에 조용히 걸어두고 싶을 만큼요.
’글꽃누르미‘라는 이름은 단순한 작가명이 아니라,
내가 어떤 마음으로 작업을 시작했는지를 기억하게 해주는 말이예요.
시작은 2009년쯤이었어요.
저의 압화 선생님께서 캘리그라피와 압화작업을 하고 계셨어요. 자연물과 글씨를 조화롭게 작업하시는 모습을 옆에서 보며 설명하기 어려운 따뜻한 감동을 받았어요. ’이건 꼭 나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2010년 캘리그라피를 배우기 시작했고 압화 작업과 글씨를 자연스럽게 함께 엮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꽃을 눌러 담고, 그 옆에 마음을 눌러 담은 글씨를 얹으면 그 자체로 하나의 조용한 이야기가 되었거든요.
그러면서 압화와 캘리그라피가 어우러지는 작업도 그 자체로 불릴 수 있는 이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요.
그렇게 만들어지 이름이
글 + 꽃 + 누름 = 글꽃누르미
거창한 작가명을 정하려 했던 건 아니고, 그저 제가 하고 있는 작업을 담백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말 하나가 필요했을 뿐이예요. 그렇게 ’글꽃누르미‘는 저의 닉네임이 되고, 브랜드가 되고, 연구소의 이름이 되었고, 이제는 많은 분들이 그렇게 저를 기억해주시게 되었어요.
요즘은 예전처럼 캘리그라피 작업은 자주 하지 않지만, 그 이름은 여전히 나의 시작을 기억하게 해주는 이름이라 쉽사리 바꾸지는 못하고 있어요.